Googled! (부제: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스티브 잡스 전기 이 후,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과 창업/경영자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졌다. Google 삼총사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츠에 대해 알고 싶어서 선택한 <Googled>.

Google을 찬양하는(결과적으로 그럴 순 있지만) 입장의 책인 줄 알았는데, Google의 아픈 부분, 어두운 부분도 꽤 잔인하게 들춰냈다. 저자인 켄 올레타(Ken Auletta)가 칼럼리스트 출신(뉴요커誌)이라서 심층취재 느낌이 짙다.

 

사람이야기

창업자/경영자를 비롯한 구성원들이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고, Google 곁에는 어떤 조력자들이 있었고, 반대로 어떤 사람들과는 앙숙이었는지 전체적인 이야기와 인물들의 개인사, 성격, 업무성향, 인터뷰 발언 등이 곳곳에 차곡차곡 잘 표현 되어 있다. (Google 3총사, 셰릴 샌드버그, 빌 캠벨, 멜 카마진, 앨 고어, 스티브 잡스, 제리 양, 존 도어, 오미드 코르데스타니, 어윈 고틀립, 람 슈리람, 폴 부하이트 등등 )

 

기술, 연구/사업 Item 이야기

Page Rank(검색엔진의 Core 알고리즘으로, 웹 페이지 중 연관도가 가장 높은 것을 찾는 Google 고유의 방법) 부터 VID(저작권 도용 방지를 위한 동영상인식시스템 on YouTube)까지 Google이 자랑하는 핵심 기술, Google Maps, Earth, Scholar, Books, Gmail, News, Checkout, YouTube, AdSense, AdWord... 등 Google의 여러 연구/사업 Item들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등에 대한 내용도 재밌게 정리되어있다.

 

Google을 둘러싼 여러 산업계의 반응/위기 이야기

웹, 포털, SW, 전화, 통신, 광고, 출판업계, 신문사, 방송국, 영화사 등과 영역 싸움, 더불어 각 산업분야의 지각변동에 대한 내용들이 꽤 상세하다. 이건 이 책이 단순히 IT나 Google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위 산업 도메인 관련 자들이라면 알아둬야할 사건들과 변화들이다!

 

Google이 범한 과거의 실수/오만/미래의 불안요소에 대한 이야기

대학원생의 천국으로 불리던 Google 캠퍼스가 관료주의의 모습이 나타나는 거대 공룡으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여러 산업분야에 창의적인 아이템으로 저돌적으로 사업 확장을 하는 와중에 여러 실수/오만/불안요소들이 발생하는데, 일반인들이 알기 힘든 부분들을 전문가들의 의견과 산업계의 변화상황을 쉽게 정리한 통찰력이 대단했다. 특히, 위의 내용들에 대해서 실제 인물들의 인터뷰나 기사, 여러 기관들의 통계치 등을 통해서 세세하고, 넓게 조사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인터뷰에만 너무 치우치는 '전기' 형태도 아니고, 수치 기반의 리포트도 아닌 적절히 잘 버무려진 이야기랄까!

 

개인적으로, 이 책은 내게 일종의 쇼크로 다가왔다. 사실 나는 Apple보다 Google을 좋아한다. 철학도 그렇고, 엔지니어의 고집이 녹아있는 것도 그렇다. 하지만 내가 가진 환상의 Google은 IPO와 함께 날아간 것 같다(어느 실리콘밸리의 기업이 안그러겠냐마는). 그런 '배신감'은 Google이 어느 순간부터 '광고회사'의 범주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익의 80% 이상이 광고이기 때문에, 검색엔진의 핵심기술도 광고 수익을 위함) 게다가 예전의 순수함이나 지구와 인류를 위하는 모습이 점차 퇴색되어 가는 징후들이 많다. (중역, 인재의 유출이 심한 가장 큰 원인) 창업자인 페이지와 브린이 맞다고 생각하면 Google 그들은 그들만의 길을 그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만들어갔다. 때론 공공에 선의로, 때론 공공의 위협으로... "Don't be evil." 유명한 Google의 슬로건이다. 하지만 악마가 본인들이 악마인지, 악마스러운 일을 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까? 필자는 나치의 군대를 예로 들정도로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여러 부분에서, 엔지니어 중심의 Google이기에 데이터/알고리즘/혁신적기술이라는 엔지니어적 이상향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것의 부작용이나, 사람/기업들이 느낄 거부감/공포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부분을 보였다. (각종 Google 서비스를 통해 획득된 개인정보의 활용/판매, Google Books(출판물, 서적 저작권), Google News(통신사, 신문사 저작권), YouTube(TV, 영화 저작권), Google TV(TV 네트워크, 컨텐츠의 잠식) 등)

 

특히 모든 Google 서비스를 통해 수집되는 개인정보(사용자들이 Google의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는 대가!)를 축적하는 Google은 결국 전세계에서 '빅 브라더'로서의 위험성이 가장 큰 기업임이 틀림없다. 반대로, 산업과 기술의 경계에 국한되지 않은 창의성과 혁신성으로 무장된,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기업임에도 틀림없다.

 

요즘은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덕분에 제2, 제3의 Google이 등장하는 실리콘 밸리 전성기이다. <Googled>는 Google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가,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지에 대해, 더불어 지금 이런 환경속 개인들은 어떤 방향으로 향해야 할지에 대해, 한 번 쯤 고민해볼수 있는 살아있는 History와 Fact를 제공해줬다.

 

  • Google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사용한다면
  • Naver는 웹 포털이고 Google은 검색엔진이다. 이 두가지의 뜻이 어떻게 다른지 알고싶다면
  • 실리콘밸리가 궁금하다면
  • "Google에서 일하면 좋겠다." 라는 막연한 상상을 해봤다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500페이지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없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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